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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9 분 분량

자녀에게 남기는 돈에도 타이밍과 규칙이 필요합니다

생명보험, 리빙 트러스트, HEMS 기준으로 시작하는 현실적인 유산 계획

Kwon CPA

안전모와 형광 조끼를 착용하고 철근 콘크리트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작업자들

가게를 오랫동안 운영해 오신 사장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비슷한 고민을 자주 듣습니다. “자녀들에게 무엇을 남겨줘야 할까요?” 세무와 자산 계획의 관점에서 보면, 더 중요한 질문은 ‘얼마를 남길 것인가’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남길 것인가’입니다. 오늘은 세금의 관점과 가족의 삶이라는 관점을 함께 놓고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같은 돈, 다른 타이밍

간단한 비교부터 해보겠습니다. 자녀에게 지금 10만 달러를 주는 것과, 내가 떠난 뒤 100만 달러를 남기는 것. 숫자만 보면 100만 달러가 훨씬 커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타이밍’을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0만 달러를 서른 살에 받으면 첫 집의 다운페이먼트가 될 수 있고, 가게를 시작하는 자금이 될 수 있으며,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시점에 쓰이는 돈입니다. 반면 100만 달러를 일흔 살에 받는다면 어떨까요? 자녀는 이미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대부분 마친 뒤일 수 있습니다. 돈의 액수는 크지만, 그 돈으로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작게라도 제때 건넨 돈이, 너무 늦게 도착한 큰돈보다 인생을 바꿉니다.

많은 은퇴자들이 모아둔 돈을 충분히 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납니다. 100만 달러를 가지고 은퇴해 200만 달러를 남기고 돌아가시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평생 일해서 모은 돈을, 정작 본인도 자녀도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는 쓰지 못하는 셈입니다.

수명과 '건강 수명'은 다릅니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 즉 수명과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인 건강 수명은 다릅니다. 평균적으로 그 차이는 약 12년입니다.

12년
수명과 건강 수명의 평균 격차
68세
기대수명 80세일 때 활동 가능한 나이

기대수명이 80세라면, 무릎이 괜찮고 기운이 남아 여행도 다니고 손주들과 뛰어놀 수 있는 시기는 대략 68세까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뒤 12년은 몸이 점점 예전 같지 않아지는 기간입니다. “가게 정리하면 여행 가자”고 미뤄두었다가, 막상 시간이 생겼을 때는 무릎이나 건강이 따라주지 않아 가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마흔에 떠난 여행은 남은 50년 동안 기억으로 계속 누릴 수 있지만, 통장에만 잠자던 돈은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합니다.

은퇴자의 세 가지 유형

돈을 대하는 태도로 보면 은퇴한 사장님들은 대체로 세 부류로 나뉩니다.

소비자형 — 돈을 경험과 사람을 위한 도구로 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여행하고, 자녀가 집을 살 때 도와주고, 베풀고 싶은 곳에 베풉니다.

보호자형 —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돈보다 수명이 먼저 끝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큽니다. 인플레이션, 의료비, 주식 폭락, 가족에게 짐이 되는 상황 등을 걱정해 통장에 수백만 달러가 있어도 자신을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쓰지 못합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보호자형은 돈이 바닥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은퇴 때보다 더 큰 재산을 남기고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생 아끼고 아껴 800만 달러를 자선단체에 남긴 비서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세상은 칭송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돈이 만들어낸 변화를 한 번도 보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관리자형(Steward) — 돈 자체보다 가치와 기회를 다음 세대로 넘기는 데 집중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도, 세상을 떠난 뒤에도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자산을 관리합니다.

이렇게
  • 지금 도울 수 있을 때, 보고 느끼며 돕는다
  • 돈에 '목적과 규칙'을 붙여 남긴다
  • 정기 생명보험 + 트러스트로 작게라도 시작한다
이건 피하세요
  • 막연한 두려움에 평생 통장만 채운다
  • '전부 주거나, 아예 안 주거나' 둘 중 하나로만 생각한다
  • 계획이 복잡할 것 같아 손도 안 댄다

돈을 통째로 안 줘도 됩니다: HEMS 기준

자산이 많은 가정일수록 오히려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멈춰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의 음주 문제, 돈 관리 능력, 이혼으로 자산이 빠져나갈 위험, 소송 등 걱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전부 주거나, 아예 안 주거나’라는 잘못된 이분법에 갇히기 쉽습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중립적인 전문 수탁자(corporate trustee)와 HEMS 기준입니다. HEMS는 Health, Education, Maintenance, Support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건강, 교육, 생활유지, 지원을 뜻합니다. 미국 50개 주 모두에서 인정되는 법적 기준으로, 트러스트에서 돈을 지급할 때 “무엇을 위해 쓸 수 있는지”를 정하는 기준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쉽게 말해 트러스트 안의 돈은 이 네 가지 범주에 맞을 때만 지급됩니다. 자녀가 람보르기니를 사겠다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출퇴근용 토요타 캠리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놀고먹겠다는 목적에는 쓰기 어렵지만, 기본적인 생활이 무너져 길거리에 나앉는 상황은 막아줄 수 있습니다. 의료 응급 상황, 교육 기회, 기본 생계 위기 때는 트러스트가 받쳐주는 구조입니다. 또한 트러스트 안에 있는 자산은 자녀의 채권자·이혼·소송으로부터 법적으로 보호될 수 있습니다.

작게 시작하는 법

유산 계획은 부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식당, 세탁소, 청소업, 소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정도 두 가지 도구만으로 의미 있는 유산 계획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1. 정기 생명보험(Term Life Insurance) — 사망 시 목돈을 만드는 가장 저렴한 방법입니다. 건강할 때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쌉니다.
  2.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 — 보험금이나 다른 자산을 담아두는 그릇입니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목적으로 돈이 나갈지 정확히 정합니다.
  3. 보험의 수익자를 트러스트로 지정 — 이렇게 하면 보험금이 트러스트로 들어가 규칙대로 분배됩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한 분은 ‘후손 누구든 대학·로스쿨·의대를 가고 싶으면 학비를 보장한다’는 교육 트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분은 “돈이 아니라 기회를 남기고 싶다”며, 후손이 매년 2주씩 해외에서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트러스트를 설계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정기 생명보험으로 자금을 마련한 사례입니다.

기억하실 점

유산은 남긴 돈의 액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 돈에 어떤 '목적과 가치'를 붙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오늘 충분히 누리고 자녀를 도우면서도, 가치를 다음 세대까지 복리처럼 키워가는 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지 고민하고 계시다면, 먼저 액수부터 정하지 마시고 ‘무엇을, 언제, 어떤 조건으로’ 남길지부터 정하시길 권합니다. 그다음에 그 목적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면 됩니다. 가게의 회계뿐 아니라 가족의 다음 세대까지 함께 바라보는 것 — 그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건강한 운영입니다.

다음 단계

이 주제, 우리 비즈니스에는 어떻게 적용될까요?

읽고 끝내지 마세요. 30분이면 지금 상황에서 무엇부터 정리할지 함께 짚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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